2021年01月15日

【김종구 칼럼】애국심…바보들의 피난처


"애국자란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가장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다" (마크 트웨인),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 (오스카 와일드)…. 애국이라는 말에 깃든 허위의식을 꼬집는 말들이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애국심은 악당의 마지막 피난처"라는 18세기 영국의 문필가 새뮤얼 존슨의 어록일 것이다. 이 말의 의도를 놓고는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오가지만 어쨌든 이 말은 '가짜 애국심'을 풍자하는 경구로 지금도 심심치 않게 회자된다.

이 나라의 고위직 공무원들 중에는 애국하기보다는 '애국이라는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넘쳐난다. 애국심·청렴성·책임성 등 공직 가치를 현재의 국무위원들에게 적용하면 아마도 국무회의 자체가 성원 미달로 열리지 못할 것이다. 군 면제자들과 각종 도덕성 의혹 연루자들이 애국심과 청렴성을 공직 가치로 내세우는 것 자체가 한편의 코미디다.

지금 이 나라의 비극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기만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여기는 분께서, 애국보다는 애국이라는 말을 하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을 거느리고 통치하는 데서 비극은 시작된다.

그들은 자신들과 뜻이 다른 사람들의 나라 사랑은 나라 사랑이 아니고 자신들만이 진짜 애국자라는 '애국 독점주의'의 덫에 갇혀 있다. 그들은 안보의 틀을 확고히 다지는 실천적 방략을 짜내기보다는 '종북세력' 타령에 더 힘을 쏟고,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만들어내느라 고심하기보다는 노동자들의 애국심 부족을 탓하는 데 열을 올린다.

이런 착각과 환상, 허위의식의 결과는 지금 눈앞에 나타난 그대로다. 안보 위기, 경제 파탄, 외교 실종, 국격 추락 등 총체적 난국이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안보 위기만 해도 정권 담당자들의 외교·안보적 상상력 부족과 국제정치에 대한 무지 때문이지 국민의 애국심 부족 탓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권력자들은 여전히 '애국심과 단합' 타령이다. 그러니 이 땅에서 새뮤얼 존슨의 말은 수정본이 필요하다. "애국심은 무능력자, 무책임자, 바보들의 마지막 피난처"라고.

,
posted by cigtimes at 08:14| Comment(0) | 칼럼 コラム | 更新情報をチェックする
この記事へのコメント
コメントを書く
コチラをクリックしてください